"뭐? 노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세희가 테이블에 양 손을 짚고 서서 고개를 푹 숙인 채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미노는 어쩔줄 몰라 하며 그저 세희의 눈치만 볼 따름이었다.
세희는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았다.
"그... 그러니까 그런 건 신경쓰지 말고..."
미노의 말에 세희가 고개를 들었다. 미노의 예상과는 달리 세희는 의외로 웃고 있다.
세희가 테이블 위에 포크를 툭 던져 내려놓으며 말했다.
"하하, 아무래도 돌아가야겠어."
"응? 어디로 돌아간다는 거야?"
"어디긴 어디야 인마, 내가 살던 집으로 가야지!"
세희가 갑자기 버럭 화를 냈다.
"하이드랜드니 뭐니 하는 이 괴상한 곳에 더는 있고 싶지 않아."
세희의 말에 미노가 안절부절 했다.
"저... 그, 그게..."
"왜, 뭐?"
할 말을 찾으려 애쓰던 미노가 좋은 핑계거리를 찾은 듯 표정을 밝히며 대답했다.
"아! 성문이 이미 닫혀서 나갈 수 없을거야. 아까 지나온 곳 기억 나지? 경비병들이 지키고 있던 동쪽 게이트 말야."
세희는 미노를 가만히 노려보고 있었다. 미노는 허둥대면서도 열심히 둘러댔다.
"그러니까... 성벽 안으로 들어오는 건 가능하지만 다시 나가는 건... 불가능할 지도 몰라."
여전히 세희는 말없이 미노를 노려보고 있었다.
"왜냐면 밤 늦은 시간의 성 밖은 위험하거든. 그래서 게이트의 경비병들도 성 밖으로 내보내 주지 않을거야."
열심히 허둥대며 둘러대는 미노를 가만히 노려보던 세희가 결국 폭발했다.
"헛소리 집어 치우고 당장 이 거지같은 곳에서 나를 원래 세계로 돌려놔!"
세희는 한 팔로 미노의 머리를 틀어쥐고 핵 꿀밤 세례를 퍼부었다. 미노의 비명이 식당 안에 울려퍼졌다.
"아악, 나도 방법을 모른다고!"
미노는 세희의 팔에 머리를 붙들린 채 버둥대며 소리쳤다. 겨우 풀려난 미노가 혹이 난 머리를 문지르며 눈물을 글썽였다.
"나를 여기로 데려왔으면 다시 되돌려 보낼 수도 있을 거 아냐!"
세희가 화를 삭이지 못하고 씩씩대며 물었다. 미노는 풀이 죽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널 하이드랜드로 데려온 건 내가 한 일이 아냐. 내 의지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그래서, 나더러 여기서 눌러 살라는 거냐? 너도 어쨌든 원래 세계로 돌아가야 할 거 아냐!"
"나, 나는 원래 여기 사람인데..."
미노의 말에 세희가 이를 뿌득뿌득 갈았다.
그 때 고급스런 옷차림의 뚱뚱한 남자가 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는 대뜸 세희의 목에 가죽으로 된 목걸이를 걸었다. 세희 목에 걸린 가죽 목걸이 끝에는 조그만 광석이 하나 달려 있었는데 그 광석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뜬금 없는 상황에 세희가 자신의 목에 걸린 가죽 목걸이와 뚱뚱한 남자를 번갈아 보았다.
"뭐냐 이거?"
세희가 광석이 달린 가죽 목걸이를 내려다 보며 황당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슬러글에게 구속기를 걸지 않고 다니는 건 슬러글 관리법에 어긋납니다, 손님."
뚱뚱한 남자는 화려한 반지가 주렁주렁 달린 손으로 자신의 고급스런 옷깃을 툭툭 털더니 미노를 향해 고개를 살짝 숙여 예의를 차리며 말했다.
"저는 이 로열파스토 식당 주인 베이크먼이라고 합니다. 저희 로열파스토를 이용하는 손님들은 대부분 상류층 분들이라 지배인에게 최대한 손님들의 취향을 존중하라고 지시하긴 했습니다만, 법을 어기는 건 곤란합니다 손님."
식당 주인이 혐오스런 표정으로 세희를 위 아래로 훑어보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슬러글에게 우리 식당의 음식을 먹이는 건..."
"어이, 뚱보 아저씨. 지금 누굴 노예 취급하는 거야?"
미노가 새파래진 얼굴로 상황을 설명을 하려 했지만, 이미 세희는 살벌한 표정으로 식당 주인의 멱살을 틀어쥐려 손을 뻗고 있었다.
세희의 손이 식당 주인의 몸에 닿으려는 그 순간, 세희가 갑자기 온 몸을 부들거리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마치 전기가 오른 사람처럼 식당 바닥에 쓰러져 몸을 떨었다. 그 모습에 음식 시중을 들던 검은 머리의 슬러글들이 일제히 나지막한 비명을 지르며 겁에 질려 구석으로 달아났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목에 걸려 있는 가죽 목걸이를 양 손으로 감싸쥔 채 두려움에 떨었다.
세희는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눈 앞이 캄캄해졌다. 억지로 몸을 세우고 고개를 흔들어 보았지만 도무시 정신이 차려지지 않았다.
"이... 이것들이 진짜..."
세희는 이를 갈며 말을 듣지 않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는 다시 한 번 식당 주인에게로 덜덜 떨리는 손을 뻗었다.
"간혹 이렇게 사나운 슬러글들이 주제도 모르고 대드는 경우를 대비해서 목에 구속기를 걸도록 하는 겁니다, 손님."
식당 주인이 거만한 눈으로 세희를 내려다 보며 다시 한 번 손에 들고 있는 조그만 장치의 버튼을 눌렀다. 동시에 세희의 눈 앞에 번개가 치고 몸에 전기가 올랐다. 세희는 겨우 붙들고 있던 정신의 끈을 끝내 놓치고 말았다.
어두워져가는 시야 너머로 식당 주인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이 구속기는 손님께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슬러글 관리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만약... 또... 문제를 일으키거나 할... 때는... 이렇게 버튼을... 눌러서..."
그리고는 무자비한 통증이 또 한번 세희의 몸을 감쌌다.
***
"한번 더!"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희는 자신의 윗 옷이 거칠게 벗겨지는 것을 느꼈다.
"좀 더 세게!"
분주하게 오고가는 초록색 가운의 사람들 속에서 어렴풋이 은우의 얼굴이 보였다. 동시에 옷이 벗겨진 세희의 상체에 강한 전기 충격이 가해졌다.
"보호자는 나가 계세요!"
"됐어, 심박수 돌아왔어!"
"제기랄, 대체 어떤 놈이 사람을 이지경으로 만들어 놨어?"
"바이탈 모니터 체크하고, 수술실로 보내."
"보호자가 있다고 했나? 신고자라고?"
"그럼 구급대 통해서 환자 연락처 찾아서 접수해."
수많은 대화들이 오고가는 가운데 세희는 잠시 정신을 차렸다. 형광등 불빛이 정신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온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눈동자만 힘겹게 굴려 흐릿한 시야로 주변을 살필 수 있을 뿐이었다. 다시 한번 은우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자신이 누워있는 침대가 덩컹거리며 빠르게 옮겨지고 있었다.
"여긴 들어오시면 안됩니다."
누군가의 냉정한 외침에 은우의 얼굴이 멀어졌다. 움직이는 침대는 밝은 빛으로 둘러싸인 곳에 도착해서야 멈추었다. 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과 함께 세희는 다시 정신을 잃었다.
***
"정신이 좀 들어?"
미노가 컵을 내밀며 물었다. 미노가 내민 컵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으음..."
세희는 어디선가 이 장면을 본 듯한 이상한 느낌과 함께 푹신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눈을 부비고 일어나 주변을 살펴보니 생전 처음 보는 고급 가구들와 번쩍이는 장식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화려한 커튼 사이로 비쳐드는 햇살은 세희로 하여금 이곳이 천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이틀 동안 누워 있었어."
세희에게 컵을 건넨 미노가 햇살 아래에서 고롱거리며 말했다.
"이틀이라고?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구속기에 당한 거 기억 안 나?"
미노가 황금색 테이블 위에 놓여진 딸기를 근사한 동작으로 집어 먹으며 대답했다.
"어지간히 아팠던 모양이네... 그러고 보면 슬러글들은 참 불쌍하단 말이지."
세희는 침대에서 내려와 자신의 몸을 더듬어 살폈다. 옷은 모두 벗겨져 있었고 속옷만 남은 채였다.
"어이, 니가 내 옷 벗겼냐?"
세희의 살벌한 물음에 미노가 캥 하고 비웃으며 대답했다.
"인간 여자애의 몸 따윈 내 관심사가 아니라고! 이상한 생각따윈 하지 말아줘."
미노의 말에 세희는 뻘쭘해진 표정으로 괜히 목 뒤를 문질렀다. 그런데 그녀의 목에서 무언가 걸리적거리는 것이 만져졌다. 세희의 목에는 식당 주인이 걸어 두었던 가죽 목걸이가 여전히 걸려 있었다.
"야, 이것 좀 어떻게 해봐!"
세희가 자신의 목에 찰싹 달라붙어 도무지 떼어내지지 않는 가죽 목걸이를 이리저리 만지며 말했다. 그러자 미노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그건 평범한 가죽 목걸이가 아니야. 마법의 힘으로 만들어진 거라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풀 수가 없어."
"뭐? 그럼 이걸 계속 차고 다니란 말야?"
"그러라고 만들어진 물건인 걸."
미노가 얄밉게 키득대며 말했다. 세희는 그 모습에 약이 올라 주먹을 치켜들었다. 그러자 미노가 잽싸게 몇 걸음 옆으로 물러서며 식당 주인으로부터 받은 구속기를 들어 보였다.
"어허, 이거 왜이래!"
미노가 당장이라도 구속기의 버튼을 누를듯 시늉해 보이며 말했다. 미노는 세희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게 된 것에 기분이 좋아져 헤실대며 웃었다.
"그나저나 여긴 어디냐?"
세희가 짜증스런 투로 물었다.
"하이드랜드 성내에 있는 여관이야. 이래뵈도 동쪽 게이트 인근의 상업지구 내에서는 꽤나 알아주는 고급 여관이라고."
그러면서 미노는 손을 들어 방 안을 휙 둘러 가리키며 말했다.
"게다가 이 펜트하우스는 아무나 묵을 수 있는 곳이 아냐. 하이드랜드의 신관들이나 고위 기사들이 묵고 가는 곳이지."
"얼씨구."
"널 들여보내는데 애를 먹긴 했지만 뭐, 어딜 가나 돈으로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는 법이니깐."
미노는 넉살좋은 표정으로 목도리를 팔고 받은 돈주머니를 들어보이며 연신 고롱거리는 소리를 냈다.
창 밖에서 기분 좋은 새소리와 함께 상쾌한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고급스런 커튼이 가볍게 휘날리며 방 안으로 환한 빛이 새어 들어왔다.
세희는 눈부신 햇살에 이끌려 창문쪽으로 걸어가 창 밖을 내다 보았다.
창틀에 앉아 쉬던 새들이 파란 하늘을 향해 날아 올랐다. 여관은 하이드랜드 성 내의 여러 언덕들 중 하나에 경사로를 등지고 지어진 터라 창 밖으로 동쪽 상업지구가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저 멀리 하이드랜드 성의 성벽이 길게 늘어서 있고 그 안쪽으로 빼곡히 들어찬 신기한 모양의 집들과 건축물들 그리고 그 사이를 오고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세희는 생전 처음 보는 멋진 풍경에 잠시 넋을 잃었다.
"혹시... 내가 죽은 걸까?"
창 밖을 내다보던 세희가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세희는 문득 잠결에 보았던 응급실의 분주했던 모습을 떠올렸다. 동시에 은우의 걱정스런 표정이 눈 앞에 스쳐 지나갔다.
"아니면..."
그 때 노크 소리와 함께 검은 머리의 앳된 소년이 커다란 쟁반에 음식을 담아 가지고 나타났다. 일곱 살 남짓 되어 보이는 아주 어린 아이였다. 소년의 목에는 세희의 것과 같은 가죽 목걸이가 채워져 있었다.
"아침 식사를 가지고 왔습니다."
어린 슬러글 소년은 방 한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테이블에 음식을 내려놓을 때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게다가 키가 작아 테이블 위에 음식을 내려놓는 것 마저도 힘겨워 보였다. 소년은 음식을 내려놓고 나서도 등을 보이지 않고 뒷걸음으로 거의 기다시피 물러갔다.
"잠깐만."
세희가 소년을 불러 세웠다. 소년은 세희의 부름에 고개를 들려다가 이내 황급히 고개를 숙이고 시선을 땅으로 거두었다.
세희는 소년의 목에 걸린 가죽 목걸이를 유심히 살폈다. 구속기라고 불리우는 그 가죽목걸이를 따라 소년의 목에 시커먼 흉터가 선명했다. 분명 그 기분나쁜 전기 충격으로 인해 연약한 피부가 타들어가 변색되어버린게 분명했다.
"세상에, 이건 너무 하잖아."
세희가 안쓰러운 표정으로 소년의 목을 살피며 말했다. 그러자 미노는 별 일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대꾸했다.
"슬러글의 삶이 다 그렇지 뭐."
"너 이름이 뭐니?"
세희가 소년에게 물었다.
"래... 랜스에요."
"그냥 랜스야?"
"네. 사람들이 전부 그렇게 불러요."
소년은 고개를 숙인채 불안한 시선으로 대답했다.
"원래 슬러글은 본명이나 가문명이 없어. 흔히 미들네임이라고 하는 '별명'밖에 가지지 못하거든."
미노가 끼어들며 아는척을 했다. 그러자 세희가 미노에게 시선을 던지며 물었다.
"너도 그럼 슬러글 출신이냐? 다들 널 보고 그냥 미노라고만 부르던데..."
세희가 킥킥대자 미노가 털을 바짝 세우며 화가난 목소리로 대꾸했다.
"헤이, 헤이, 이거 왜이래! 미노란 이름은 이래뵈도 내 본명이라고. 미들네임이 아냐! 게다가 나는 엄연히 멋진 가문명도 있어!"
세희가 관심 없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
"비록 추방자의 저주 때문에 이름을 소리내어 밝히지 못하는 신세이긴 해도..."
"아 됐고, 미노! 그 돈주머니 가져와 봐."
세희가 미노의 말을 도중에 끊으며 미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미노가 들고 있던 돈주머니를 뒤로 감추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왜, 뭘 하려고?"
"목도리 값에는 분명 내 몫도 있을텐데? 너 내가 목도리를 수선해 준 걸 잊은 건 아니겠지?"
세희의 말에 미노가 우물쭈물했다. 세희는 말 없이 손을 내민 채로 미노를 계속 노려보았다. 말 없는 압박에 미노가 투덜거리며 주머니에서 은화 한 줌을 꺼내 세희에게 건넸다.
"이건 진짜 많이 쳐 주는 거야. 하이드랜드의 모든 마력수선집을 가 봐도 이만한 값을 쳐주는 데는 없다고."
세희는 씨익 웃으며 미노가 내미는 돈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는 받아 든 은화를 그대로 모조리 소년에게 쥐어주며 말했다.
"고마워, 이건 팁이야."
"야! 그게 얼마인 줄 알아? 무려 40미들이라고!"
은화를 모조리 팁으로 줘 버리는 세희의 모습에 미노가 꼬리를 치켜세우며 소리쳤다. 세희는 미노의 성화에 아랑곳 하지 않고 은화를 받아 쥔 소년의 손을 친절하게 포개어 주며 소년에게 말했다.
"괜찮으니까 다 가져가."
은화를 받은 소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손에 쥐어진 은화를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는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몇 번이나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고 물러갔다.
"난 분명 수선비를 쳐 줬으니까 이제 빚은 없는 거다. 앞으로 나한테 빌붙을 생각 하지 마! 하여튼 인간이란 종족은 도무지 이해를 할 수 없다니깐."
미노가 하악질을 하며 돈주머니를 품에 숨겼다. 세희는 소년이 가져온 쟁반에서 사과를 하나 집어 베어 물고는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그저 웃을 따름이었다.
"네가 자고 있는 동안 식량이랑 생필품을 모두 사 뒀어. 이제 슬슬 뜨개공방으로 돌아가자고."
미노가 옷장에서 교복을 꺼내 세희에게로 던져주며 말했다.
"사실, 우리 종족들은 이렇게 사람이 붐비는 딱히 곳을 좋아하지 않거든. 조용한 곳이 좋단 말이지."
좀 전까지만 해도 하악질을 해대던 미노는 어느새 새로 구한 커다란 가방에 이런 저런 물건들을 챙겨 넣으며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세희는 멍한 표정으로 잠시 미노를 응시하더니 이내 주섬주섬 교복을 입기 시작했다.
'[새연재] 뒷골목의 뜨개술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뜨개술사] 4. 은밀한 곳의 암거래상 (0) | 2018.12.26 |
---|---|
[뜨개술사] 3. 용사 아스트로 (0) | 2018.12.25 |
[뜨개술사] 2. 하이드랜드 숲의 오두막 (0) | 2018.12.25 |
[뜨개술사] 1. 호빛고교의 싸움닭 (0) | 2018.12.25 |
[뜨개술사] 0. 프롤로그 (0) | 2018.12.25 |